[122] [공동성명]대한민국예술인센터 재착공은 문화적 권리를 퇴보시키는 기만적 행위이다 (42_art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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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7/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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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대한민국예술인센터 재착공은 문화적 권리를 퇴보시키는 기만적 행위이다  


- 대한민국예술인센터 재착공에 대한 문화예술단체 입장



한국문화예술계의 대표적인 특혜사업이자 문제사업인 “예술인회관”의 망령이 되살아났다. 지난 1996년부터 문화부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예총)의 무능함과 책임방기로 인해 재정낭비 및 사업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중단 된 예술인회관 건립사업이 대한민국예술인센터로 사업명만 변경하고, 7월 20일 재착공에 들어간 것이다.

우리는 이번 대한민국예술인센터 재착공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이 사업은 한국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하는 길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지난 예술인회관 건립 과정을 돌아보자. 1996년 예술인회관 사업은 국고 215여억 원이 투입되었고, 당시 보조사업자였던 예총은 동숭동 예총회관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 기부 채납하여 최소 39억원 이상의 이익을 남긴바 있다. 뿐만 아니라 문예진흥원은 105억 원을 들여 예술인회관 토지를 매입해서 증여하였으며, 이후 예술인회관 건립부지의 지가상승을 통해 예총은 200억 가까이의 경제적 이익까지 얻은 바 있다.

이러한 각종 특혜에도 불구하고, 예총은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해보이며, 공사비 미지급, 시공사의 손해배상소송 예총 간부 비리혐의 구속, 부지 압류 및 가압류 등의 파행을 거듭하였다. 이에 대해 국회, 감사원 등은 지난 1999년부터 예술인회관 사업 대책 마련을 촉구하였으나, 예총은 결국 이 사업을 방치하여, 현재까지 목동 한복판에 흉물로 자리 잡은 공사 현장만 남겨두고 사업을 중단하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공간이자 시민들을 위한 공공문화 기반 시설을 목적으로 하였던 예술인회관 건립사업을 예총은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오피스텔 임대 사업 및 예총을 위한 사무실 공간 건립으로 변경하며 사업을 변질시켰다.

이처럼 문제의 소지가 너무도 명확했던 예술인회관 건립사업이 지난 해 연말 예산이 무더기로 통과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예술인센터”라는 명칭으로 변경되어 예산을 받게 되었다. 2010년도 문화부 업무계획에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사업이 추가 국고 지원 100억 원이 결정되었고, 더불어 지난 2005년 이미 환수조치가 내려졌던 국고 166억 원에 대한 조치도 철회되었다. 이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와 타당성은 고사하고, 단 한 장의 사업계획서도 없이 엄청난 금액의 국고가 특정단체에게 주어진 것이다.

특히 우리는 예술인회관에 대한 문화부의 지난 처분들을 살펴볼 때, 이번 사태는 비상식적인 처사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정부는 지난 2007년 예술인회관 사업변경 신청에 대한 승인 불가뿐만 아니라 2008년부터 2009년 11월까지 현재의 문화부에서조차 국고보조금 교부결정취소 및 반환명령 처분, 국고보조금 미반환에 따른 납부고지서 발부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한데 불과 한 달여 만에 추가국고지원을 결정하고, 반납조치마저 철회시켜준 것이다. 그리고 문화부도 국회도 책임을 서로에게 넘기며, 아무런 해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부는 오히려 예산심사과정에서 그간 경과를 왜곡하여 보고할 뿐 아니라, “양천구 목동에 있는 예총회관을 말합니다.”라고 언급하며, 이 사업이 예총만을 위한 사업이라는 것을 대놓고 밝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현재 문화부는 관리감독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오히려 무능력한 예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나 그간 문화부가 진보성향 문화예술단체에 대해 부당한 감사와 압력행사를 했던 상황들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재착공은 잘못된 정책집행과 파행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문화부의 편파적인 실체를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번 대한민국예술인센터 건립 사업이 여전히도 파행으로 갈 소지가 극명함을 지적하고자 한다. 사업 계획서 한 장 없이 국고 266억여 원 지원을 받은 예총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 허술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1996년 사업을 시작했던 당시와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미 국고지원도 받은 상황에서, 4월부터 재착공에 들어가겠다며 진행한 기자간담회임에도 불구하고, 시공사 선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 또한 공익적 목적을 가져야 할 사업이 여전히도 예총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부동산 사업임이 명확히 드러났다. 예총은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의 이 건물에 예총 본부와 회원단체 사무실, 스튜디오 텔, 컨벤션 극장, 시청각 편집실, 예술아카데미 등을 운영하겠다고 한다. 예총회관에 불과한 이 건물이 도대체 어느 공간이 예술인을 위한 창작공간이며,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인지 알 수가 없다. 그나마 구색 맞추기로 만들어놓은 스튜디오 텔도 결국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겠다는 꼼수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예총은 스튜디오 텔 숙박비를 이원화해 일반인들에게는 정상적인 가격을, 예술인들에게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한다. 이전의 오피스텔 임대를 통한 운영수익 충당의 계획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 특히 현재 예총은 자체 재원조달 계획은 전무한 상태에서 2009년 문화부의 분양관리신탁계약 동의 불가 통보마저 이행하지 않으며, 담보를 통한 금융권 대출의 방식으로 사업비용을 충당하려 하고 있다. 결국 이는 완공된다 해도 ‘빚더미 건물’이 되어, 수익금 확보를 위해 분양 등 임대사업을 할 수 밖에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번 재착공은 예총과 정치권의 이해관계로밖에는 설명되지 않는 비상식적이고 부당한 처사이다. 또한 대한민국예술인센터 건립 사업은 결코 지속될 수 없는 사업이며, 사업 파행과 재정 낭비로 이미 실패한 사업이다. 특히나 여전히도 시민들의 혈세를 그토록 낭비한 것에 대해 단 한마디의 사과는커녕 그 동안의 경과를 왜곡하고 있는 예총의 뻔뻔함과 이러한 비상식적인 처사를 오히려 조장하고 있는 문화부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책임 방기는 또 다른 실패를 예고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이번 재착공은 한국문화예술계, 나아가 시민들의 문화적 권리를 퇴보시키는 기만적인 행위로 규정한다. 이에 예총은 지금이라도 스스로 보조사업자의 자리를 내놓고, 그간 사리사욕을 위해 낭비했던 국고를 전부 반환해야 할 것이다. 문화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이번 재착공을 중단시키고, 그간 예총의 실정법 위반, 국고 낭비 등의 행위에 대해 단호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 이대로 사업추진을 묵인한다면, 이번 대한민국예술인센터 건립 사업이 문화부와 국회가 예총에 준 특혜사업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될 것이다.

한국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해, 시민들의 문화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예총회관”이 아니다. 문화예술인도 시민도 없는 현재의 대한민국예술인센터 건립 사업은 이미 예총의 부동산 임대사업에 불과하여, 그 명분도 의미도 상실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대한민국예술인센터 건립 사업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한다.

2010년 7월 20일

(사)인디포럼 작가회의, (사)한국문화정책연구소,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project space LAB39, 공공노조 문화예술분과, 공공노조 전국애니메이션지부, 문화연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스튜디오 우닭,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예술과 도시사회 연구소, 우리만화연대, 퍼플릭 아트 고물상,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작가회의, 희망의노래 꽃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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